전 임직원이 한마음으로 일군 4년 만의 흑자전환,
그리고 함께 가야 할 여정

지난 3월, 각종 언론매체를 통해 봄소식보다 더 빨리 우리 한전 가족들에게 찾아온 기쁜 소식이 있다.
바로 한전이 2021년부터 이어진 길고 길었던 적자의 터널을 벗어나 4년 만에 흑자로 전환했다는 뉴스다.

  • Text 김한결 지속가능경영실 차장
  • 강도높은 자구노력과
    흑자전환

    그간 한전 적자의 직접적인 원인은 국제정세 급변에 따른 글로벌 에너지 가격의 폭등이었다. 하지만 가격 인상의 부담을 국민에게 고스란히 떠안길 수 없었기에 한전이 국가 경제의 방파제 역할을 하면서 그 충격으로 재무위기를 맞았다. 내부적으로 강도 높은 자구노력과 뼈를 깎는 경영혁신을 4년간이나 지속하며 단계적인 전기요금 인상의 결과로, 2025년 드디어 흑자전환이라는 기적과도 같은 경영성과를 달성하였다. 임직원 모두의 감회가 남다를 것이기에, 우리 스스로에게 자부심을 가지고 그동안 함께 적자 극복을 위해 어려움을 감내한 동료들과 서로 격려의 인사를 나누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충분히 기뻐했다면 잠시 들뜬 기분을 가라앉히고, 우리가 흑자전환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에 대해 돌아보고, 지금 한전의 재무상황은 정확히 어떠한지, 앞으로 우리는 무엇을 더 준비하고 대응해야 하는지 살펴볼 시점이다.

  • 2024년 우리 회사의 실적은,
    4년 만의 Turn-around!

    2024년 한전은 약 3.2조 원의 영업이익(별도 기준)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9.7조 원 증가한, 4년 만의 흑자전환이라는 점에서 괄목할 만한 수치이다.
    영업이익 증가 요인을 살펴보면, 2023년의 전기요금 인상 효과 4.5조 원을 제외하면 2024년 한 해의 이익 개선 효과는 5.2조 원이며, 이중 무려 71%에 달하는 3.7조 원이 비용 절감 노력의 결과이다. 이는 전기요금 인상 요인을 6.7원/kWh 흡수한 것과 같은 효과다. 매출액 증가 요인으로는 전년 대비 전기판매량이 0.7% 증가하였고 판매단가는 6.6% 상승하여 전기판매수익이 5.9조 원 증가하였다. 영업비용은 전년 대비 연료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며 연료비와 구입전력비가 전년 대비 약 8.1조 원 감소하였다.
    이와 같이 손익구조가 전반적으로 개선되며 재무 실적이 호전되었고, 3.2조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4년 만에 흑자전환을 달성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대반전이 가능했던 배경에는 전 직원이 동참한 강도 높은 재무개선 노력이 있었다.

  • 흑자전환의 원동력,
    재정건전화 실적 살펴보기
    • 경영효율화
      • 고객부하차단제도 등 전력시장제도 개선 과제 시행을 통한 구입전력비 절감 : 1.8조 원
      • 전력설비 관리기준 효율화 등 초긴축 예산운영을 통한 구입비 외 비용 절감 : 0.7조 원
    • 사업조정
      투자비 효율화 및 비긴급 사업 시행시기 이연 및 규모 축소 등
    • 수익확대
      고압고객 개폐기 조작수수료 부과, 표준시설부담금 단가 현실화 등
    • 자산매각
      부동산 및 회원간 매각 등

    사상 초유의 재무위기 극복을 위해 한전은 그동안 숨 가쁘게 달려왔다. 전방위적인 재무개선 노력 중에서 정부가 지정하여 관리 중인 대표적인 재무개선 방안은 ‘재정건전화 5개년 계획’이다. 한전은 2022년 8월, 기획재정부로부터 재무위험기관으로 지정되어 재무건전성 회복을 목표로 한 5개년 14.3조 원 규모의 재정건전화 계획을 수립하였다. 그러나 불충분한 전기요금 인상과 에너지 가격 불안정 지속 등의 영향으로 재무 전망이 더욱 악화되었고, 재무건전성 개선을 위해 매년 재정건전화 목표를 확대하여 현재 총 5개년 20.9조 원의 재정건전화 계획을 수립하여 추진하고 있다.
    재정건전화 계획의 목표 확대와 동시에 차질 없는 이행을 위해 재정건전화 이행실적 점검 TF를 구성했고, 매월 실적 점검 회의를 개최해 점검체계를 강화하고 장애 요인을 극복하는 데 전사 역량을 총 결집했으며, 그 결과 2024년에는 목표의 141% 수준인 3.6조 원의 실적을 달성했다.
    분야별로 구체적인 이행 노력과 성과를 살펴보자. 먼저 자산매각 분야는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이행 여건이 매우 어려워진 상황에서 부동산 5개소의 매각과 회원권 매각 등을 통해 약 500억 원의 자금 유동성을 확보했다.
    사업조정 분야에서는 ‘제10차 장기 송변전설비계획’과 같이 법정계획이나 정부 정책에 따라 투자 소요가 증가하였고, 반도체 등 산업단지와 신규 택지지구의 전력공급 촉진으로 전력망 확충을 위해 쉴 틈 없는 투자가 이루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위당 원가관리 및 건설사업 공정관리로 투자비 효율화를 추진하고, 본연의 전력사업 외 긴급하지 않은 사업들은 시행시기를 이연하거나 규모를 축소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0.8조 원의 투자비를 절감했다.
    전기요금 원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구입전력비의 경우, 재정건전화 계획에 포함된 전력시장제도 개선 과제 시행을 통해 1.8조 원을 절감하였다. 특히 고객부하차단제도는 중요 전력 설비가 고장일 때 전력수요를 동시에 차단할 수 있는 고객을 확보하여 평상시 동해안에서 수도권으로 보내는 전력량을 늘릴 수 있는 제도로, 구입비 감소 효과가 크고 발전제약 완화에도 도움이 되었다. 미세먼지 계절관리제와 같은 석탄발전 감축제도 탄력운영을 위해 정부를 설득하며 이를 관철한 것도 주효했다. 구입비 외 비용에서는 전력설비 관리기준 효율화 및 예산 절감 목표 상향 등 초긴축 예산운영을 통해 0.7조 원을 절감했다. 재정건전화 계획 외 별도로 발전연료세제 인하 노력 등 추가 자구노력을 통해 1.2조 원을 감축하기도 했다.
    수익확대 분야에서는 고압고객 개폐기 조작수수료 부과 등의 기준 개선과 표준시설부담금, 배전공가 이용요금 등의 단가 현실화를 통해 전기판매수익 외 수익 0.3조 원을 추가로 확보했다.
    이렇듯 재정건전화 계획을 초과달성하면서 재무개선의 의지를 공식적으로 보여 주는 한편, 실질적인 전기요금 정상화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하여 전 직원이 한마음으로 결집하였다. 임금 반납이라는 그야말로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시행하면서 한전이 얼마나 절박한 상황인지를 알렸고, 이는 요금 정상화의 원동력이 되었다. 조 단위의 재정건전화 계획보다 금액의 규모는 작을지 몰라도, 그 의미는 무엇과도 비할 수 없을 만큼 컸다. 3직급 이상 임금인상분을 반납한 데 이어, 경영평가성과급 일부 반납에 전 직원이 동참하였다. 또 경영위기 극복을 위해 불가피하게 희망퇴직을 시행하였고, 희망퇴직 인원 148명에 대한 위로금 재원은 성과급 반납분을 활용하여 자체적으로 마련하기도 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한전의 영업이익을 좌우하는 최대과제인 전기요금 인상의 당위성에 대한 여론이 형성되었고, 정부의 협의를 이끌면서 4년 만의 흑자전환을 견인하고 경영정상화로 향하는 소중한 걸음을 내디뎠다.

    • 경영효율화
      • 고객부하차단제도 등 전력시장제도 개선 과제 시행을 통한 구입전력비 절감 : 1.8조 원
      • 전력설비 관리기준 효율화 등 초긴축 예산운영을 통한 구입비 외 비용 절감 : 0.7조 원
    • 사업조정
      투자비 효율화 및 비긴급 사업 시행시기 이연 및 규모 축소 등
    • 수익확대
      고압고객 개폐기 조작수수료 부과, 표준시설부담금 단가 현실화 등
    • 자산매각
      부동산 및 회원간 매각 등
  • 재무개선 과제는
    여전히 진행 중

    이러한 재무개선 노력을 통해 재무위기를 벗어났다고 선언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지난 3년간 대규모의 영업손실로 누적된 적자는 현재도 34.7조 원에 이르며, 매년 부담해야 할 이자만 해도 4조 원이 넘는다. 대규모 차입으로 이자가 불어나며 부채 부담이 더 커지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게다가 사채발행한도를 당초 2배에서 5배까지 확대한 「한국전력공사법」 개정 조항의 일몰 기한은 2027년 말까지다. 즉, 2027년까지 누적적자를 해소하고 사채발행 배수를 2배 이내로 관리해야 하는데 아직 대규모 부채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외부요인도 불확실성이 높다. 미국의 트럼프 정부 출범에 따른 경영여건 변동, 세계 에너지 시장 불안정 등으로 에너지 가격이 재반등할 위험도 크다. 또 계속되는 전기화 추세 및 데이터센터 등 전력수요 급증에 대비한 대규모 송배전망 설비 투자도 더는 늦출 수 없다. 여전히 자금이 부족한 상황이며, 지속적인 재무개선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이에 따라 한전은 재무개선 가속화를 위해, 2025년 재정건전화 연간 목표 확대를 추진 중이다. 기존 목표 1.6조 원에서 2.7조 원 규모로 목표 확대를 추진하고자 한다. 미매각 자산 이월 등 여건 변화를 반영하고,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탄력운영 연장 결정(’24.12월) 등 전력시장 제도 개선을 통해 약 1조 원대의 목표를 확대할 예정이다.

  • 경영정상화를 위해,
    새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반구십리(半九十里)’는 ‘백 리를 가려는 사람은 구십 리에 이르고서도 겨우 절반 정도에 왔다고 여긴다’라는 뜻을 가진 사자성어다. 이는 목표한 것을 이룰 때까지 마무리까지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우리도 올해로 어느덧 재정건전화 계획 4년 차에 접어들었다. 그동안 회사의 어려움을 함께 감내한 전 직원들의 노력과 성과는 박수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완전한 경영정상화를 이룰 때까지 혁신의 고삐를 늦출 수 없다. 반구십리의 의지를 되새기며 지금까지의 노력에 더해 앞으로도 재정건전화 계획을 차질 없이 이행하면서 각자의 위치에서 더 효율화할 수 있는 부분이 없는지 살펴보는 한편, 전력시장 제도의 합리적 개선과 전기요금의 정상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여 경영정상화의 확고한 기반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와 동시에 2만 3천여 명의 임직원 개개인이 홍보대사가 되어 한전의 재무상황과 자구노력에 대한 올바른 정보가 널리 알려진다면,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더없는 천군만마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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