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한 이야기 K

유리창이 전기에너지를 생산한다?!
유리창호형 태양전지기술, 페로브스카이트


최근 페로브스카이트 물질은 차세대 태양전지에서 빛을 전기로 전환 시킬 수 있는 광활성층 소재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데, 페로브스카이트는 정확히 무엇이며, 어떤 효과를 가지고 있고, 우리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을까?

Text 노용진 전력연구원 융복합연구소 페로브스카이트Pjt 선임연구원
유리창이나 외장재가 태양광 발전장치가 되는 시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기술은 에너지 생산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과거에는 별도의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야 했다면, 앞으로는 유리창이나 외장재 자체가 태양광 발전 장치가 되는 시대가 열릴 것이다. 도심의 고층 건물 외벽이 전기를 생산하게 되면, 한 채의 빌딩이 곧 하나의 발전소로 기능할 수 있다. 또한 이 기술은 스마트폰, 드론, 차량, 웨어러블 기기 등 다양한 소형 전자기기에 유연하고 가벼운 전원을 제공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에너지 자립형 디지털 사회의 도래가 한층 앞당겨질 것이다.
유리창호형 페로브스카이트: 도심형 에너지원의 미래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핵심 응용 분야 중 하나는 건물일체형 태양광(BIPV)이다. 특히 유리창호형 태양전지는 BIPV 기술을 활용해 도심 고층 건물의 창문에 직접 적용할 수 있으며, 추가 공간을 차지하지 않고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투명한 특성 덕분에 기존 유리창과 외관상 큰 차이가 없어 건축물의 심미성을 해치지 않으며, 도심 내 자가발전을 통해 건물의 에너지 자립률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
얇은 두께로 태양광 흡수해 태양전지에 활용
페로브스카이트는 입방 팔면체 결정구조의 ABX3 형태를 가지는 물질군을 의미한다. 최근 다양한 유무기 소재를 이용한 유무기 하이브리드 페로브스카이트 물질들이 개발되고 있으며, 특히 메틸암모늄납요오드(MAPbI3) 또는 포름아미디늄납요오드(FAPbI3) 같은 화합물이 태양전지 재료로서 주목받고 있다. 페로브스카이트 물질은 태양광을 흡수하는 능력이 탁월할 뿐 아니라, 우수한 전하 이동 특성을 가지고 있어 얇은 두께만으로도 태양전지에 광활성층으로 활용되었을 때, 높은 효율을 얻을 수 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투명한 필름처럼 창문 위에 구현 가능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첫째, 높은 변환 효율이다. 2009년 약 3.8%에 불과하던 광전변환 효율이 2025년 현재 25% 이상으로 향상되었다. 특히 실리콘 태양전지와 결합한 ‘페로브스카이트/실리콘 탠덤 태양전지’는 실험실에서 34%를 넘는 효율을 구현한 바 있다.
둘째, 낮은 제조 비용이다. 기존 실리콘 기반 공정과 달리 저온에서 인쇄 기술을 활용해 제작할 수 있어 대량생산이 용이하며, 제조 단가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셋째, 유연성과 투명성이다. 필름처럼 유연한 기판 위에도 제작이 가능하고, 얇고 반투명하게 구현할 수 있어 건물 창문, 자동차 유리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
중·미, 유럽권에선 상용화 제품개발 본격화
전 세계적으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기술은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중국, 미국, 유럽에서는 이미 산학연 협력을 기반으로 상용화 제품 개발이 본격화되었으며, 글로벌 선도 기업들은 탠덤 셀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연구와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한화솔루션 큐셀은 페로브스카이트/실리콘 탠덤 태양전지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최근 해당 탠덤 모듈이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와 미국안전시험기관(UL) 인증을 획득했다. 또한, 한국전력공사 전력연구원(KEPRI)은 대면적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모듈의 효율을 19.1%까지 향상시키는 데 성공했으며, 세계 최고 수준의 대면적 기술을 바탕으로 유리창호형 태양전지 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러한 국내외 기업들의 기술 개발 성과는 향후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양산 및 상용화를 위한 견고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진전이라 할 수 있다.
한전 전력연구원, 페로브스카이트 상용화 기술 확보에 박차
국내 연구기관과 기업들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상업화를 위해 다음과 같은 핵심 과제를 해결해 나가고 있다.
우선 장기 안정성 확보가 관건이다. 현재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습기, 열, 자외선에 취약해 성능이 저하되는 단점이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봉지화(Encapsulation) 기술과 내구성이 높은 소재 개발 등 다양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또 대면적화 및 양산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 상용화를 위해서는 잉크젯 프린팅, 롤투롤(Roll-to-Roll) 등 용액공정을 활용한 고효율 대면적 제조 기술 개발이 필수적이다. 연구실 단위의 소형 셀을 산업 규모로 확장하는 것이 관건이다.
제품 다양화와 상업화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산업체 주도의 기술 개발을 통해 창호형, 휴대형, 건물 일체형 등 다양한 형태의 상용 제품을 제작하고, 실증 사업을 통해 성능과 경제성을 검증해야 한다.
한국전력공사 전력연구원(KEPRI) 역시 유리창호형 태양전지 개발에 주력하며, 안정성 강화, 대면적화, 저가 공정 등 상용화를 위한 기반 기술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결론적으로, 유리창호형 태양전지 기술은 건물 밀집 지역에서 전력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맞추고, 현재의 지역 간 에너지 불균형 문제를 완화할 수 있는 도심형 신재생에너지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머지않은 미래에는 우리가 사는 건물의 창문 하나하나가 전기를 생산하는 스마트 에너지 도시가 현실이 될 것이다.
반투명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15x15cm)
200W 유리창호형 태양전지 시제품
Perovskite
Solar C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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