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서보에서 우고 론디노네까지
국내 최대 미술 축제

《Kiaf SEOUL 2025》

예술로 번져가는 공진의 시간

올해로 24회째를 맞는 국내 최대 규모의 아트페어 《Kiaf SEOUL 2025》가 9월 3일부터 7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펼쳐진다. 올해의 주제는 ‘공진(Resonance)’. 서로 다른 파동이 만나 새로운 울림을 만들어내듯, 예술의 회복력과 공명의 힘을 통해 미술 생태계의 지속가능성을 모색한다. 20여 개국 175개 갤러리가 참여해 회화, 조각, 설치, 디지털 미디어 등 경계를 허무는 현대미술의 다채로운 풍경이 한자리에서 펼쳐진다. 156곳의 국내외 갤러리가 모이는 메인 섹션 ‘Kiaf GALLERIES’에서는 현대미술의 다양한 흐름과 한국 미술의 정체성, 그리고 국제적 확장 가능성을 동시에 엿볼 수 있다. 샘터화랑은 단색화의 거장 박서보의 최근 묘법 시리즈를 선보이며, 물성과 동양적 사유가 맞닿은 고요하면서도 깊이 있는 울림을 전한다. 표갤러리는 김창열의 물방울 작품을 선보이며, 존재와 사라짐, 그 경계에서 맺히는 투명한 사유의 물방울을 관람객의 마음에 떨어뜨린다.
가나아트는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설치 작가 치하루 시오타(Chiharu Shiota)의 실 작업을 소개한다. 기억과 관계, 존재의 흔적을 얇은 실로 엮어낸 공간은 마치 보이지 않는 마음의 파동을 가시화한 듯, 이번 《Kiaf SEOUL 2025》의 주제 ‘공진’과 긴밀하게 호응한다. 국제갤러리는 스위스 출신 작가 우고 론디노네(Ugo Rondinone)의 작품을 통해 색과 형태가 빚어내는 심리적 몰입과 정서적 울림을 이끌어낸다.

페르난도 보테로, 두 친구, Oil on canvas,
167x135cm, 2012

경계를 넘어, 세계와 공명하다

해외 갤러리 출품작 역시 《Kiaf SEOUL 2025》를 풍성하게 수놓는다. 미국 뉴욕의 순다람 타고르 갤러리(Sundaram Tagore Gallery)는 일본 작가 히로시 센주(Hiroshi Senju)의 작품을 소개한다. 전통 회화 기법과 현대적 색채가 어우러진 그의 작품은 자연과 정신성의 맞닿은 지점을 탐색하며, 마치 빛과 물이 만나는 순간의 찰나를 담아낸 듯 잔잔한 파동을 남긴다.
아트 오브 더 월드 갤러리(Art of the World Gallery)는 작년에 이어 콜롬비아 출신 거장 페르난도 보테로(Fernando Botero Angulo)의 작품을 선보인다. 유머러스하면서도 풍성한 인체 묘사는 인간의 감정과 관계를 따뜻하게 풀어내 관람객의 마음에 미소와 여운을 동시에 남긴다.
독일의 디 갤러리(DIE Galerie)는 시간의 거대한 강 위에서 예술의 대화를 이어간다. 프랑스 출신의 초현실주의 작가 앙드레 마송(Andre Aime Rene Masson)의 대표작부터 르네상스 화가 팔마 일 베키오(Palma il Vecchio)의 회화, 그리고 현대 작품에 이르기까지. 500년에 걸친 작품들이 한 공간에 모여, 시대를 건너 서로에게 울림을 주고받으며 영원한 대화를 이어간다.

André Masson, Femme surprise, Oil on canvas, 100x84.8cm, 1932
Jeoffroy Pithon, Carmina Paginata IX, Acrylic and mixed media on blueback paper, 104 x 143 cm, 2025
  • 장소 코엑스(Coex) 1층 홀 A·B, 그랜드볼룸
  • 기간 9월 3일~7일
  • 이용료 80,000원(선택한 날짜, 시간에만 한하여 입장 가능) /
    40,000원(9월 7일만 입장 가능)

잠시 멈춰서, 풍경을 담고 꿈을 꾸다

《알렉스 키토 사진전》

영화 같은 풍경을 선물하다

가끔 사진만으로도 여행하는 듯한 기분을 느낄 때가 있다. 알렉스 키토의 작품이 그렇다. 미국 캔자스 출신의 그는 일상에 지칠 때마다 카메라를 들고 길을 나섰고, 그렇게 포착한 영화 같은 순간들이 이번 전시에 펼쳐진다. 전시는 그가 영감을 받았던 네 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 ‘콜로라도의 사계’는 작가의 고향 콜로라도의 풍경을 담았다. 험준하면서도 목가적인 산악지대의 계절별 변화가 인상적이다.
두 번째, ‘고요한 빛의 축제’는 하루의 시작과 끝, 일출과 일몰의 찰나를 담아냈다. 하늘과 땅, 태양과 달이 어우러진 자연의 조화가 눈을 사로잡는다.
세 번째, ‘세상에 없는 곳’은 클로드 모네와 에드워드 호퍼, 그리고 영화감독 웨스 앤더슨의 작품 세계에서 영감을 받아 디지털 콜라주로 구현한 상상의 풍경이다.
네 번째, ‘삶의 작은 순간들’은 여행지에서 우연히 마주한 장면들을 포착했다. 미국 서부와 알래스카, 아이슬란드 등 약 37개국의 풍경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그의 사진은 파스텔 빛 새벽부터 붉게 물든 노을까지, 하늘이라는 거대한 캔버스를 전시장에 옮겨 놓은 듯한 감동을 선사한다. 한 공간이 가지는 다양성을 보여준다.

Out West (Steamboat Springs, Colorado, USA, 2024) ⓒALEX KITTOE

삶의 소중한 쉼표를 경험하다

알렉스 키토의 사진은 시각을 넘어, 소리와 향이 어우러진 예술적 몰입을 이끈다. 전시장은 평온함과 긴장감이 공존하며, 관람객을 자연스럽게 그의 렌즈 속 세계로 이끈다.
나무판으로 만든 임시 벽은 콜로라도의 대지 위에서 있는 듯한 느낌을 주고, 노란빛 조명은 잔디 위에 누운 듯한 따뜻함을 전한다. 작품과 어울리는 향과 촬영 중 녹음된 소리는 관람객의 오감을 자극하며, 마치 작가가 된 듯한 감각의 전이를 가능케 한다.
그는 단순히 풍경을 기록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직접 찍은 사진을 오리고 붙이는 콜라주 기법으로 재편집하며, 익숙한 장면을 새롭게 바라보는 실험을 이어간다.
안정된 직업을 내려놓고 사진에 대한 열정 하나로 새로운 꿈에 도전한 알렉스 키토. 그는 계획에 없는 우연한 만남을 이어간다. 그의 여정은 꿈을 향해 나아가고자 하는 우리에게 ‘나도 할 수 있다’라는 묵직한 용기와 깊은 영감을 전한다.

Cabins by The Coast(Mjoeyri Cottages, ICELAND, 2023) ⓒALEX KITTOE
  • 장소 그라운드시소 이스트
  • 기간 5월 23일~9월 28일
  • 관람 월~금 10:00~19:00
    (입장마감 18:00)
  • 이용료 15,000원
  • 문의 070-4141-6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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