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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보와의 첫 만남, 그리고 10년의 여정
- 나의 사보 여행은 2013년, 한국전력공사 입사를 준비하며 시작되었다. 당시 사외보 『빛으로 여는 세상』을 전략적으로 구독한 것이 모든 것의 시작이었다. 지원하는 회사의 살아있는 정보를 얻기 위해 면접 준비용으로 시작한 구독이었지만, 어느새 그것은 나만의 특별한 취미가 되었다.
그 이후 공기업, 사기업, 정부 기관의 다양한 사보들을 구독하기 시작했다. 전성기였던 2015년 즈음에는 매달 10개가 넘는 사보들이 우편함을 가득 채웠다. 집에 돌아와 우편함을 열 때마다 느끼던 그 기대감은 신문이나 다른 잡지와는 다른 독특한 맛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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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구독 중인 사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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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gazine 숲(산림청): 격월간으로 발행되는 이 사보는 선택 받은 자만이 받을 수 있는 진정한 레어템이다. 정해진 부수만 발행하기 때문에 구독 신청 기간에는 오픈런을 해야 할 정도다.
📕 Miu(한국타이어): 엄밀히 말하면 사보가 아니지만 현존 최고의 사기업 발행물이다. 수준 높은 잡지로 평가된다.
📕 with IBK(기업은행): 공기업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월간 사보. 3개월마다 평소 두 배 두께의 특별판(IBK Magazine)을 발간하는 전략이 인상적이다.
📕 KSDian(한국예탁결제원): 1년에 4번 발행하는 전략으로 아직도 꾸준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 건설과사람(한국건설기술인협회): 격월간 발행되는 협회지로, 정회원만 구독 가능한 특별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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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억 속으로 사라진 사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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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빛으로 여는 세상(한국전력공사): 2014년 9+10월호부터 2023년 11+12월호까지 발간된 우리 회사 사외보. 10년간의 모든 호를 소장하고 있다.
📙 PAPER Communication(한국제지): 종이 회사가 만드는 종이 사보라는 절묘한 매력. 종이 질이 정말 좋아서 만질 때마다 감탄했다.
📙 삼성앤유(삼성그룹): 표지에 실린 직원들의 모습이 마치 『대학내일』 같은 트렌디함을 보여줬다.
📙 한화·한화인(한화그룹): 매달 나오던 A4 크기의 주황색 사보. 두께만큼 내용도 알찼다.
📙 Chindia plus(포스코경영연구원): 격월간으로 발행되는 아시아 경제 매거진. 유료 경제지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의 콘텐츠가 가득했었다.
📙 FROM LH(한국토지주택공사): 과거 LH News라는 이름으로 격주로 발행되던 부동산 정보가 가득한 신문 형태에서 2016년 월간 사외보로 변경되었다.
2015년을 전후로 많은 사보가 폐간의 길을 걸었다. 디지털 전환의 물결 속에서 종이 사보는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갔다. 하지만 그만큼 지금 남아있는 사보들의 가치는 더욱 특별해졌다.
월간 KEPCO(소장)
기고에 참여한 월간 KEPCO -
- 월간 KEP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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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나는 『월간 KEPCO』 2014년 12월호(498호)부터 2025년 7월호(625호)까지 입사(2014년 11월) 후 지금까지의 모든 사보를 보유하고 있다(지금도 정기적으로 홍보처를 방문해서 직접 종이 사보를 받아오는 셀프 구독을 하고 있다). 책꽂이 한편에 제호별로 정리된 사보들을 보고 있으면, 지난 10년간의 회사 생활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사보 구독에 그치지 않고 콘텐츠 제작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지금까지 월간 KEPCO에 5편의 글을 기고하였다.📘 2016년 3월(513호): 응답하라, 간식비(피자가 내게로 왔다)
📘 2018년 10월(544호): 응답하라, 간식비(명품사옥 건설을 위해 오늘도 뛴다!)
📘 2022년 01월(583호): 빅데이터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추천하는 책
📘 2024년 01월(607호): KEPCO 일잘러를 위한 북 토크 시간(당신의 집중력은 안전한가요?)
📘 2025년 02월(620호): KEPCO 직원들이 풀어주는 초심썰ZIP
입사 후 10년간 5번, 즉 2년에 한 번꼴로 참여한 셈이다. 독자에서 기고자로의 변화는 사보에 대한 애정을 더욱 깊게 만들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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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보의 가치와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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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보는 단순한 홍보물이 아니다. 그것은 기업의 DNA를 담은 살아있는 기록이다. 일례로, 어떤 회사는 신입사원 한 명 한 명의 사진과 포부를 정성스럽게 실어준다. 이런 사보를 보면 그 회사가 얼마나 사람을 중시하는지 알 수 있다. 반면 어떤 회사는 자사 이야기보다 최신 트렌드와 산업 정보로 가득 채운다. 이는 그 회사가 혁신과 변화에 얼마나 민감한지를 보여준다. 사보는 회사가 지향하는 가치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을 가장 솔직하게 드러내는 매체다. 어쩌면 사보를 통해 연차 보고서나 공식 발표보다도 더 진정성 있는 기업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사보는 다른 잡지와 근본적으로 다르다. 수익 창출이 목적이 아닌, 순수한 소통과 홍보를 위한 매체다. 회사 입장에서는 투자일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사보를 기획하고 제작하는 회사들과 그 뒤에서 묵묵히 일하는 담당자들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를 표한다.
종이의 온기와 디지털의 편리함 사이에서 사보는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한다. 지금 구독 중인 사보들도 언젠가는 사라질 수 있다. 하지만 그 순간까지, 나는 계속해서 이 소중한 기업 문화의 기록들을 모으고 읽어 나갈 것이다.
사보는 단순한 종이가 아니다. 그것은 시대의 기록이자, 기업 문화의 살아있는 증언이다(Mi-kep의 공문은 보존기한이 지나면 사라지지만 사보의 내용은 보존되어 사라지지 않는다). 그리고 나에게는 10년 넘게 이어온 소중한 취미이자 자랑이며, 세상을 바라보는 또 다른 창문이다.
자랑질 코너에서는 사우 여러분의 취향, 재능, 취미, 자녀 등등 무엇이든 자랑할 수 있습니다.
사우 여러분이 주인공이 되는 코너이니 자랑하고 싶은 것들을 마음껏 자랑해 주세요.